남쪽으로 간 두 형제
장면마다 바람·모닥불·강물 소리가 바뀌고, 이야기 흐름을 따라 음악도 달라져요.
고구려를 세운 주몽은 졸본에서 소서노를 아내로 맞고, 두 아들 비류와 온조를 얻었다. 그런데 부여에 두고 온 또 다른 아들 유리가, 아버지가 숨겨 둔 부러진 칼 조각을 찾아내 졸본으로 길을 떠났다.
등장인물
이 이야기의 주인공
바다를 꿈꾼다
주몽의 아들
부여에서 한 젊은이가 찾아와, 왕 앞에 무릎을 꿇었다.
왕이 품에서 꺼낸 조각과 맞대자, 부러진 칼이 꼭 들어맞았다.
태자는 왕의 뒤를 이을 사람. 이제 이 나라는 부여에서 온 이복형 유리의 것이 된다.
열여덟 해 전 졸본. 연타발의 딸 소서노는, 주몽이 나라를 세울 때 집안의 재산을 아낌없이 내놓았다.
소서노와 두 아들은 남쪽으로 길을 떠났다. 오간·마려를 비롯한 열 명의 신하와 많은 백성이 그 뒤를 따랐다.
손 놓지 마라!
산을 넘고 강을 건너, 남쪽으로 또 남쪽으로.
마침내 큰 강이 내려다보이는 산에 올랐다.
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산, 부아악(지금의 북한산). 형제는 꼭대기에 올라 도읍할 땅을 살폈다.
바닷가에 나라를 세우자!
저 강 남쪽을 보십시오.
열 신하가 입을 모아 아뢰었다.
하늘이 내린 요새입니다. 이곳에 도읍하소서!
형제는 백성을 나누었다. 형은 바닷가 미추홀로, 아우는 강 남쪽 땅으로.
두 형제의 길은, 그렇게 갈라졌다.
온조는 한강 남쪽 위례성에 도읍을 정했다.
아버지 주몽은 지난해 가을, 졸본에서 세상을 떠났다. 온조는 위례에 아버지 동명왕의 사당을 세웠다.
한편, 형 비류가 자리 잡은 바닷가 미추홀.
바닷물이 스며드는 땅은 늘 질척했고, 우물물은 짰다.
사람이 편히 살 수 없는 땅이었다.
살 수가 없습니다…
얼마 뒤, 비류는 아우가 다스리는 위례를 찾아갔다.
형은 부끄러워하고 뉘우치다가, 끝내 세상을 떠났다.
형을 따르던 신하와 백성이 모두 위례로 왔다.
열 신하의 ‘십제(十濟)’에서, 백성의 ‘백제(百濟)’로.
세월이 흘러, 온조가 왕이 된 지 열세 해째 되는 봄.
어머니 소서노는 예순한 살로 눈을 감았다.
한강 남쪽에는 백제보다 먼저 자리 잡은 나라들의 무리, 마한이 있었다.
온조가 남쪽 경계 웅천에 목책을 세우자,
마한의 사신이 달려왔다.
강물은 오늘도, 그 바다로 흐른다.
서기 28년 봄, 온조왕이 세상을 떠났다.
한강 가의 작은 나라는
그 뒤로 600년 넘게 이어졌다.